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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    ' 네가 날 배신할 줄은 꿈에도 몰랐군, 러쉬. '

     ' .....날 너무 믿은 모양이야. 치프. '

 

 

 

  등 뒤에서 칼 맞는다더니 이게 그런 소리였군. 거 참, 치프 체면 안 살게. 방으로 들어 온 남자는 피가 묻은 흰 장갑을 벗으며 오래된 미루나무 책상 위에 다리를 올려 꼬았다. 말 많은 년인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입 열기는 쇳덩이보다 무거운 여자일세. 그 년의 목을 잡아쥐고 비틀기를 몇 번이나 하느라 날갯죽지가 다 아플 지경이었다. 러쉬를 취조하여 알아낸 그들의 대한 세 가지. 하나, 레토는 탈출한다. 둘, 계획을 꾸미고 있다. 아주 상세하게. 셋, 놈들을 돕는 잔챙이들이 있다.

 

 

 

 

     " 뭐, 예상했던 대로군. "

 

 

 

1, 2차 실험이 진행된 후 바뀌기 시작한 놈들의 분위기. 어쩐지 수상쩍었지. 놈들이 동요하고 제 휘하들 또한 흔들리기 시작했다. 그것을 제가 읽지 못할리가 있었겠는가. 이 바닥이 그 바닥이지 뭐. 탈출을 감행했던 놈들은 수 없이 많았다. 허나 그 놈이 그럴 줄이야..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온다. 하지만 그걸로 됐다. 이미 놈들의 계획을 알아내었으니까. 거기에 가담한 놈들도 말이지. 필히 그들의 뜻대로 움직여지지는 않을 걸 알기에 비웃기라도 하듯 남자는 웃음을 터뜨렸다.


 

 

 

    

*      *      *

 

 

 

 

 

     " 정리는 모두 끝났나? "

     " 예, 치프.  " 

     " 놈들을 주시해. 움직임이 있으면 곧바로 승강기 전력을 끊어. 놈들은 절대 지상까지 올라올 수 없다. "

 

 

 

  내가 그리 내버려 둘 수 없으니까. 히스는 꼬았던 다리를 펴고 앉았다. 흐음. 어디서 굴려먹다 나온 짱돌인지는 모르지만 말이다, 라슈아. 네 뜻대로는 안 될거다. 남자는 푹푹하게 꺼진 의자에 앉아 모조리 정리되어 먼지 하나 없는 텅 빈 자신의 연구실을 둘러 보았다. 여느때보다도 싸늘한 냉소가 서슴없이 흘러 나온다. 생각대로야. 

 

 

 

 

     " 남은 연구원들은 어떻게 할까요. "

     " 아, 적당히 흘려. 건물 안 쪽에서 숨어서 대기하라고 해. 따를 놈은 따르겠지. " 

 

 

 

놈들의 계획을 뒤섞기 위한 방법.

놈들의 계획이 나의 계획이 되는 때.

 

너희가 생각한 모든 것을 고스란히 받아 삼켜주마.

 

 

 

 

.

.

.

 

 

" 아아, 그리고 말이지. "

" 예?"

" 헬기를 몇 대 준비해. 아무도 모르도록, 은밀하게. "

 

 

 

 

발악하고 또 발악해라.

 

 

어차피 너희들은,

내 손바닥 안이니까.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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